전체 글19 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인연3(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의 수강 스케치) 요양보호사 교육 개강 첫날 날씨가 무척 심술 부렸다. 평상 온도는 낮아야 영하 5도 내외였다. 영하 15도를 웃돌았으니 심술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심술은 남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할 때 부리는 엉덩이에 난 뿔과 같은 것이다. 간만에 서민들의 움츠린 어깨 펴는 모습이 눈꼴 사나웠나. 이러나 저러나 교육원에는 가야 하니 올빼미처럼 눈만 드러낸 채 교육원으로 종종 걸음 쳤다. 나는 두 번째 방문임에도 여전히 교육원이 낯설다. 다른 수강생들은 첫 등원으로 낯선데다 강의실까지 춥다면 원성이 자자할 것 같다. 이런 낌새를 알아 차렸는지 강의실은 히터 작동으로 온기가 가득했다. 여느 학원 강의실과 마찬가지로 단상, 보드,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뜬금없이 강의실 한쪽 모서리에 놓인 침대에 눈길이 간.. 2023. 3. 10. 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인연2(교육원 실장님의 미소와 친절)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시 국비 지원을 받는 경우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지원한 해당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방문하여 자비 부담 결제를 해야 최종 등록이 완료된다. 인터넷상에서, 많은 교육생 입에 오르내리는 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은 대한병원 맞은편 건물 7층에 자리했다. 여느 업종과 마찬가지로 건물 외벽에는 교육원 간판이 붙어 있었다. 깊은 역사를 가진 교육원인 만큼 외부 간판 도색은 흐릿했다. 역사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역사는 믿음과 등치 관계다. 엘리베이터로 7층 사무실에 들어서니 사무실에는 두 분의 직원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안쪽에 앉아 계신 분이 바쁜 와중에도 화사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다. 이분은 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의 행정 전반을 책임지고 계신 실장님이었다. 누구라도 낯선 곳을 방문.. 2023. 3. 3. 효성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인연1(거지가 요양보호사로 환골탈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날마다 집에서 내 모습은 늘 자유의 넘침이다. 정제된 표현으로 자유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실상 모든 질서나 규칙을 배제한 캐 세라 쎄라의 생활이다. 밥 먹고 싶으면 냉장고를 뒤적이고, 잠자고 싶으면 머리 닿는 곳이 침대이고, 응가 하고 싶으면 나 홀로 속 홀로 다방으로 직행하고, 책 보고 싶으면 스님처럼 앉은뱅이 책상 앞에 반가좌하고, 유튜브 보고 싶으면 인터넷 켜는 그런 생활. 내 맘대로 생활의 극치를 말한다. 집안이라 보는 이는 없지만, 그 모습은 거지에 준하거나 그것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축 처진 눈꺼풀 언저리 곳곳은 눈곱이 보일 듯 말 듯 사람들을 기만해 보려 하지만 먹혀들 리 없다. 수염은 전형적인 산적과 다름없고 흡사 노숙자 모양새다. 노숙자의 찡그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2023. 2. 24. 목욕탕에서 등판 때밀이 품앗이 가을바람에 우수수 떨어진 낙엽이 갈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맨다. 지나는 사람들 발걸음에 밟힌 바싹 마른 낙엽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울부짖는다. 연속으로 이어진 화살 같은 줄기만 덩그러니 앙상하다. 사람 사는 세상도 건조한 모습으로 변해 가면서 습기 한점 찾기 어려울 정도로 메마르다. 세상은 갈수록 살기 좋아졌다고 야단법석이지만 사람 간의 정은 갈수록 메말라 정 쪼가리 한 닢조차 궁하다. 어느 때 보다 사람 간 주고 받는 단맛 나는 온정이 필요한 때다. 코로나 이전에는 자주 목욕탕에 들러 삶이라는 전투에서 누적된 긴장된 육체와 더불어 꼬인 마음을 풀어주곤 했다. 삶의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이 목욕이었다. 코로나는 당연하게 여겼던 사람의 일상에 엄청난 변화를 .. 2022. 11. 25. 체코 출신 송광사 정관 스님의 삼보일배(3보1배) 현장을 찾아서 사찰에서 사용하는 “절”이라는 용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그 하나는 사찰을 의미하는 “절”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사찰에서 조석예불이나 사시예불 때 부처님께 오체투지 형식으로 예를 표현하는 의미의 “절”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절”은 후자의 “절”이다. “절”이라고 하면 보통 삼배, 백팔 배, 삼천 배 등이 생각날 것이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는 “삼보일배”라는 절도 있다. 그러면 삼보일배란 어떤 절인가. 세 걸음 걷고 큰절 한 번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세 걸음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는 삼독인 탐진치貪瞋痴와 신구의身口意로 짓는 악업을 말한다. 이러한 탐진치와 신구의로 지은 악업 소멸을 위해 삼보일배 행한다. 필요할 때 스님 또는 불자들은 서원을 세우고 삼보일배를 행함.. 2022. 11. 14. 논산에 입소문 난 비염 치료 명의(논산 제일 신통의원) 첫 번째 방문기 대략 4개월 전쯤 되었으니 초여름 싱그러운 풀 내음이 온 산에 가득했던 6월 초순 무렵이되겠다. 같은 직장에 다녔던 해병대 출신 모임이었다. 코로나19 장벽에 SNS로 서로 인사만 주고 받다가 얼굴을 마주 보기는 2년 반 만이다. 공주시내를 벗어나니 산과 들의 신록이 눈부신 자태로 인간을 유혹하기 바빴다. 꼬불꼬불한 오솔길은 겨우 차 한 대가 올라갈 정도의 좁은 길이다. 먼 산 새파란 청솔가지와 사방에 흩어져 있는 논밭 언저리 다양한 잡초가 보이는 이곳은 전형적인 우리네 시골 마을이다. 대한민국 어느 시골이나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 동네라고 다를 리 없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구부정한 모습으로 낯선 이방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신다. 어떤 어르신은 해가 뉘엿뉘엿 졌는데도 밭에서 무슨 일에 그렇게나 열중이신지.. 2022. 11. 9. 이전 1 2 3 4 다음